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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 2026년 메탈리카, 한국에 다시 와야 하는 이유

by MetalFallen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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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칼리카 한국공연

1998년, 고3.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 불리는 그 해, 나는 단 하나의 고민에 빠져 있었다. “메탈리카 공연을 보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그해 봄, 메탈리카는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세계적인 헤비메탈의 전설, 그들의 무대를 실제로 볼 수 있는 첫 기회. 하지만 나는 고3이었다. 입시, 수능, 학원, 부모님의 눈치, 그리고 세상의 압박. 결국 나는 그 공연을 포기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공연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한 시대를 여는 선언이자, 메탈리카가 한국을 찾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03년, 나는 중국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사업도 하고, 가족도 만들고, 그렇게 하루하루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니 메탈리카는 나의 인생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공연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내한이 또 있었다는 소식은 늘 지나간 후에야 알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 또 놓쳤구나. 또 못 봤구나.

나는 여행지 리스트도, 유럽의 고성이나 미국의 대자연에 대한 로망도 없다. 하지만 단 하나, 나에게는 오직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바로 메탈리카의 공연을 직접 보는 것.

내가 왜 이토록 메탈리카를 보고 싶을까? 단순한 팬심이 아니다.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함께 살아온 존재였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세상과 싸우듯 들었던 “Master of Puppets”, 마음의 분노를 대신 외쳐준 “Battery”, 인생이 버거웠던 순간 위로가 되어 준 “Nothing Else Matters”. 그들은 단순한 밴드가 아니라, 나의 감정과 시대를 함께 통과해준 동반자였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메탈리카 멤버들은 2025년 기준으로 평균 나이 63세다. 드럼을 맡고 있는 라스 울리히는 곧 64세가 된다. 메탈 밴드 특성상 격렬한 공연은 체력의 한계를 시험받는다. 아이언 메이든의 브루스 디킨슨은 68세까지 무대를 지켰고, 오지 오스본은 70대에 은퇴를 선언했다. 지금 메탈리카가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봐야 5년 안팎.

그리고 최근 투어 일정에서 아시아는 보이지 않는다. 2025년까지의 M72 월드투어는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메탈리카는 과거 한 번도 빠짐없이 월드투어 중 아시아를 찾은 적이 있다. 1998년, 2006년, 2013년, 2017년. 특히 2006년 공연 이후 팬들의 기대는 고조되었고, 2007~2008년에는 신보 소식과 함께 아시아 재방문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팬들 사이에서는 “곧 한국에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다음 아시아 투어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리고 그 마지막 무대 중 하나는 반드시 한국이어야 한다.

나는 지금 메탈리카를 기다리고 있다. 단지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일본이나 호주까지 가겠다는 게 아니다. 그들이 한국에 와야만 한다.

메탈리카가 한국에 온다면, 나는 얼마의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그 공연장에 있을 것이다. 몇 백만 원이든,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하든, 나는 갈 것이다. 그건 단지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청춘과 인생의 일부를 되찾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학창시절 카세트테이프에 메탈리카를 담고 버스에서 혼자 헤드뱅잉을 하던 당신, PC방에서 "Fade to Black"을 틀어놓고 감성에 젖던 그 시절의 당신. 아직도 마음 한편에 메탈리카가 살아 있다면, 이제는 용기 내어 움직일 시간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건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그건 우리의 청춘이자, 우리의 마지막 헤드뱅잉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메탈리카를 기다린다. 그리고 믿는다. 마지막 아시아 투어는 곧 온다고. 그리고 그 무대는 반드시 한국이어야 한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모두 함께 외칠 것이다. “Seek & Destroy!”